천국보다 낯선 Stranger Than Paradise

박여주展 / PARKYEOJOO / 朴如柱 / installation

2015_1018 > 2015_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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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여주_천국보다 낯선_목재에 페인트, 아크릴 유리, 형광등, LED 스팟 조명_가변설치_2015

박여주 홈페이지 https://www.yeojoopark.com

후원 / 서울시_한국문화예술위원회_서울문화재단_송원문화재단

『천국보다 낯선(Stranger Than Paradise, 1984)』은 짐 자무시 감독이 연출한 흑백의 로드무비이다. 이 영화는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여행을 통해 아메리칸드림의 허상을 이야기한다. 흑백 화면 위로 펼쳐지는 황량한 풍경은 천국(Paradise)을 꿈꾸며 온 이들에게 어디에도 마음 붙일 곳 없는 천국보다 낯선 현실의 공간일 뿐이다. 동명의 소설이 있다. 이장욱의 장편소설 『천국보다 낯선』은 인생의 한 시절을 함께 했던 대학동기인 A가 죽고, 그의 조문을 가는 세 사람이 각자의 시점에서 이야기한다. 같은 차를 타고 한밤에 고속도로를 달리지만, 한 공간에 있으면서도 상황과 기억들이 굴절되어 하나로 융합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공중에 뜬 크레인 카메라는 지금까지 진행되어 왔던 이야기들을 A의 영화의 프레임 속으로 증발시켜버린다.

 “그 순간 그들을 비추고 있던 카메라가 천천히 새벽의 허공을 향해 솟아올랐다. 그것은 일종의 크레인 숏이 되었다. (중략) 먼 바다 쪽의 수평선에 붉은빛이 희미하게 스며드는, 천국보다 낯선, 그런 시간이었다.” (이장욱, 『천국보다 낯선』, 민음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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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여주_천국보다 낯선_목재에 페인트, 아크릴 유리, 형광등, LED 스팟 조명_가변설치_2015

송원아트센터는 복층 구조로 공간 중앙이 사각으로 뚫려서 아래층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구조이다. 나는 이 사각의 프레임에 맞추어 아래층에 홍등가를 만들고자한다. 한데 이 홍등가는 프레임 안쪽 공간이 아니라 그 공간 외부의 통로가 바로 홍등가이다. 이는 마치 관객이 이 사각의 구조물을 돌아보는 관객 자신이 홍등가의 방 안에 들어와 있게 되는 안과 밖이 뒤집힌 구조이다. 사각의 프레임 안은 흰 빛으로 채워져 그 곳이 현실의 세계임을 짐작케 한다. 위층에서 사각으로 뚫린 프레임을 통해 아래층의 홍등가를 관음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나는 공간안에서 주체를 타자화하고 시공간을 다층화하여 조금은 낯선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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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여주_A Place for Annunciation Ⅱ – Red Light District_화이트오크 우드, 퍼스펙스, 형광등_

180×125×180cm_2015

이 작업은 ‘A Place for Annunciation’시리즈로 초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인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 1387~1455)의 페인팅 「수태고지」의 배경을 재현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수태고지(受胎告知)란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성령에 의하여 잉태하였음을 알린 일이다. 그림에서 천사와 마리아가 있는 공간을 보면 아치가 중첩된 형태의 건물이 있고, 그 구조는 닫혀있는 내부가 아니라 안과 밖이 혼재되어 있는 공간이다. 이 구조는 로지아(Loggia)로 초기 이탈리아의 건축구조이다. 프라 안젤리코의 그림의 배경이 되는 공간은 원근법과 건축구조 그리고 천사라는 존재가 있음으로써 무언가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재탄생 되는 듯 하다. 나는 이런 아름답고도 비현실적인 느낌을 현대의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또 다른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이번 작업은 세부적으로는 마치 암스테르담의 홍등가(Red Light District)와 같은 센슈얼한 이미지를 담고자 한 작업이다. 수태고지의 내용을 살펴보면 마리아에게는 요셉이라는 남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임신을 하였다. 비종교인에게 수태고지는 현실적인 맥락에서 따져보았을때 어페어(affair)로 해석될 수 있다. A Place for Annunciation 시리즈는 공간의 기본 단위, 하나의 유닛(unit), 하나의 쎌(cell)에 대한 탐구의 일환이다. 홍등가(Red Light District)는 규격화된 작은 방과 전면이 유리로 된 문. 그리고 빨간 조명의 연속이 한 지역을 이루고 있었다. 이는 비단 암스테르담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홍등가 역시 같은 구조이다. 그 이미지를 바탕으로 암스테르담의 레드 라잇 디스트릭트와는 또 다른 영역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 박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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