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 Kwak

Artist
  • 배산임수-부서지더라도, 시멘트,우드락,순간접착제, 2009
  • 공간드로잉, 드로잉북에 밀착사진,각 5x5(cm)이내,2008
  • 공간드로잉-들어가기어려움,드로잉북에 사진,가변크기,2010
  • 배산임수-부서지더라도(부분) 2009

공간드로잉들어가기 어려움 (2010)

<공간드로잉>의 과정은 이러하다. 공간을 사진에 담는다. 사진 이미지 속 건물을 형태에 따라 분해한 뒤, 얇은 종이에 덧붙인다. 그런 다음 종이의 각도를 조절하여 건물의 형태를 잡아가며 고정시킨다. 이때, 멀리 있는 건물의 요소는 앞으로 가져오고 가까이 있는 것은 뒤에 위치하도록 의도한다. 경우에 따라 전체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이뤄진다. 흑백사진은 건물 요소들의 형태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공간이 주는 공허함과 적적한 분위기까지 재현할 수 있기 때문이며, 얇은 종이를 사용하는 것은 변형과 왜곡이 자유로운 건물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건물 특유의 강도와 내구성이 사라진다. 이러한 반어적인 조작은 건물이 대변하는 듯 보였던 확고부동함과 원근법적 구조에 대한 반응이었고, 피곤할 때에 몸을 쭉 펴고 팔다리를 뻗는 것처럼, 굳어있는 존재의 변화를 위한 궁리이기도 하다.

KunstDoc Project Space의 컨테이너는 재미있게도 작정하고 속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그런데 정다운 통의동 주택가를 산책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코팅된 유리로 온몸을 감싼 고층 건물들과 같은 ‘들어가기 어려움’이다. 아마도 그 곳에서 주거하지 않는 외부인의 입장에 오는 거리감일 것이다. 이 곳에서 나는 거리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러다 각기 다른 크기의 것들이 거리 차이로 같아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의문이 생겼고, 그 모습이 보고 싶었다. 그것이 반영되어 ‘공간드로잉2’에서는 여러 건물들(컨테이너 주변 건물과는 이질적인)이 등장하고 입체적 설치가 중요해졌다. 작업은 크기에 차이를 두어 제작한다. 이들은 크기에 따라 배치되는데, 작은 것이 앞으로 나오는 식이다. 큰 것은 멀리서 봐야 전체를 볼 수 있고, 작은 것은 가까이에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의 설치에서 염두 한 것은 ‘가까이 보게’ 하는 것이었다. 이 조건은 이번 프로젝트공간에서 고민한 ‘거리감’에 대한 나의 해석이면서 더불어 작업의 외형적 특징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컨테이너의 뒷벽이 앞으로 온 것처럼 가벽을 앞으로 이끌었고, 정면의 유리 역시 그저 보여주기 위한 창문이나 마감제(평소 나는 유리창같이 안그런척 거리감과 고립감을 유발시키는 새침

떼기는 없다고 생각해왔다)가 아닌, 작업이 보여지는 화폭이며 지지대가 되었다.

KunstDoc Project Space의 컨테이너 구조와 위치는 말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곳이어서, 인근의 주민들과 회사원들, 나들이 객들이 일상적인 통행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긍정적인 공공미술의 한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이 곳에서 꽤 근사한 경험을 했는데, 다양한 관람객의 반응을 직접 체험한 것이다.

지나가며 호기심에 힐끔 시선을 주는 사람들, 잠시 멈춰 서서 들여다 보거나 내게 질문을 해오는 사람들, 기록하듯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 (데이트하는 연인의 사진촬영을 위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작업에 대한 감상을 주고받는 사람들…….  스치듯 지나는 그들의 대화 속에서 감명 깊던 말이 있었는데, “ 와 3D네!!!! ” 라는 말이었다. 참 고맙고 의미심장한 반응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입체인 사물들로 둘러싸인 세상 속에서 입체인 채로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입체란 무엇일까? 평면과 평면 사이에 거리감이 생기면 입체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 거리차이가 적을수록 얕은 조각을 만들고, 클수록 큰 입체 덩어리를 만들면서 말이다.

<공간드로잉>은 원래 3D인 건물이 사진에 찍혀 2D로 보여지는 화면에 각도를 주어 입체감을 준 것에 불과하다. 물론 그 입체로의 복귀가 원래 대상의 충실한 재현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감정과 동작을 가지게 되지만 말이다. 내 작업을 보고 3D라는 말을 한 사람은 나중에, 건물이 실은 입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아니면, 왜 저 작가는 건물을 저렇게 내구성 없는 모습으로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을 품을까?

나는 내 작업을 보는 사람들이 관념 속에서 당연하다 생각하던 것들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가치들이 풍부해졌으면 좋겠다. 이것이 있는 대상을 다시 스케치하듯 재구성하는 작업과정 속에서 내가 발견하는 것이고,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EDUCATION

  1. 서울산업대학교 조형예술과 대학원 졸업
  2. 서울산업대학교 조형예술과 졸업

 

EXHIBITION

Solo Exhibition

  1. 공간드로잉- 들어가기 어려움. Kunst Doc Project Space. 서울

 

Group Exhibition

  1. 이해를 향한 오해. 송원아트센터. 서울
  2. Space into the language. Space 15th. 서울
  3. 31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4. 패션쇼. 모란미술관. 마석
  5. 트랜스삼부작. 모란갤러리. 서울
  6. 1막1장_(KBS미디어센터갤러리 개관전). KBS미디어센터갤러리. 서울
  7. 남성비웃날레전. 스페이스 빔. 인천
  8. 신진작가초대전.스페이스 빔. 인천

 

Awards

  1.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4기 단기입주작가 (상반기)
  2. 제31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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