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의 시학

폭포의 시학

곧은 소리展

2013 08.30 ~ 2013 12.11
폭포의 시학
참여작가 김선형, 김진, 안정민, 유근영, 이기일, 이이남, 이재삼, 이재훈   김수영 <폭포>(1957) 전문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懶惰와 안정을 뒤집어놓은 듯이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전시개요 이번 전시는 1957년에 발표된 김수영의 시 「폭포」를 재해석하고 고매한 정신이 사라진 시대에 곧은 소리는 무엇인가에 대한 미술적인 해석을 평면회화 작품을 비롯하여 사진, 설치, 영상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참여작가로는 김선형, 김진, 안정민, 유근영, 이기일, 이이남, 이재삼, 이재훈 등 총 8명이 참여한다. 본 전시는 예술이 현실을 뚫고 나아가 그 현실에 담긴 생활의 의미를 폭포와도 같은 직관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김수영의 시「폭포」에 주목하였다. 금번 전시는「폭포」에 담긴 사회문화적 의미를 재해석하고 미술적 의미에서의 현실에 대한 환기를 시도하고자 함에 있다.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지는 폭포의 곧은 소리는 경박한 속도와 속물적 욕망이 뒤엉킨 현실의 생활을 반추하면서 생활이 안정을 뒤집어 놓는다. 그것은 번개와도 같고, 취할 순간초자 마음에 주지 않으며, 높이와 폭도 없이 떨어진다. 본 전시가 주목하는 것은 김수영 시에서 폭포의 유비로 제시된 <곧은 소리>,< 고매한 정신>과 연관지어 “곧은”이 함축하고 있는 사회적인 맥락, ‘소리’가 갖고 있는 정신의 근원이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이다. 김수영은 1955년 자신의 일기에서“생활은 뚫고 나가는 것”이라는 말을 통해 생활이 관념이 아니라 몸으로 부딪치는 것임을 말했다.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하여 현실을 바로 보고 그것과 대결하는 생활로서 삶을 극적으로 노래하는 시「폭포」가 요청되었던 것이다. 바로 지금 현실의 삶과 세태가 지극히도 폭포와도 같은 청량한 곧은 소리를 그리워하고 있고 그것에 대한 생각이 이번 전시의 초점이다.   김선형_GARDEN BLUE 137x170cm 2012 DSC_0274  푸른색을 기조로 충만한 자연의 이미지를 맑고 힘 있는 청색의 화면을 대담하게 표현한다. 거대한 자연을 단순화한 폭포는 일회성이면서도 즉물적이다.   김진_모든 떨어지는것은 폭포이다-장안조동폭포_100x46.47cm_Pigment Print_ 2013  “모든 떨어지는 것은 폭포다”라는 가정 아래 잡지의 화장품 광고, 플라스틱 그릇, 수퍼마켓 광고 전단지, 신문 등 일상에서 쓰이는 물건들을 자유낙하 시켜 사진 촬영한 작품을 선보인다. 일상의 사물에서도 우리의 사고를 전복시키거나 반성의 기제로 작용하는 어떤 행위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안정민_가로·세로·깊이-海印 19_woodcut silicone casting, pigment_244×61cm_2011   전통적인 목판의 판각기법을 유지하면서 밑그림에 기대지 않은 채 대형 베니어판면에 긋고, 깍고, 파내고, 뜯어내는 행위들을 과감하게 진행하면서 실리콘 프린팅 과정을 거처 대형공간에 설치 가능한 물질적 조건으로 변모시킨다. 작품 海印은 폭포의 수직적 낙하가 빚어내는 힘의 세계와 작가의 내면에 대한 성찰을 감각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유근영_엉뚱한 자연,캔버스에 유채,130x162cm,2010  자연의 생생한 생명에너지가 느껴지되 실제 대상 이미지보다 강하고 원시적인 느낌을 전한다. 엉뚱한 색과 형태, 표현을 통해 기묘한 즐거운을 선사한다. 폭포를 품고 있는 자연이라는 엉뚱한 대상이 선사하는 발랄과 유쾌, 기묘한 아름다움을 화면에 만개한다.   이기일,plastic thread,70x320cm,2011  플라스틱 빗자루의 알록달록한 프라스틱 소재를 하나의 색채로 인지하여 인공 무지개 폭포를 재현하다. 길게 늘어진 플라스틱 실들은 생경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시각적 강렬함과 동시에 철사와 같이 날카롭게 솟아오른 실들이 만들어 내는 표면의 거친 감촉과 물질적 긴장감이 어우러져 기묘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이남_박연폭포_LED TV_ 가변크기_2010  디지털 미디어로 표현한 박연폭포는 겸재 정선의 흥취 깊은 화면이후 다양한 변주를 거치며 작가들의 오마쥬 대상이 되었다. 움직이는 화면의 생생한 전달력과 함께 고전과 현대의 소통,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교차되는 새로운 시각경험을 선사한다.   이재삼_저 너머 Beyond Ther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목탄_227×728cm_2006  목탄을 재료로 실물의 자연풍경인 폭포를 대범하게 그려낸다.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오직 빛을 통해 윤곽을 드러내는 형상들을 통해 존재를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2미터 높이에 7미터에 이르는 대작은 마치 실물 크기의 풍경을 전시장에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며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드러낸다.   이재훈_인공폭포(ARTIFICIAL FALLS)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3   ‘지식의 과잉’이라는 하나의 모티브에서 출발하여 지식이라는 무형의 가치에 형태를 부여함으로써 시각적으로 표면화 시킨다. 작품에서 투명PVC 속에 흐르는 텍스트들은 서로 얽히고 꼬이거나, 넘처 흐름으로써 지식의 본질적 가치는 상실한 채 과도한 형태만을 드러내기에 급급하다. 결국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과도한 지식정보들은 현대사회의 과잉과 욕망을 드러낸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