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소스 신화에서 나르시소스는 수면에 반사된 자신의 모습에 매료되어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 즉 나르시소스는 주위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을 자기 자신에게서 발견하게 된다. 나르시소스는 실재하는 자아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환영인 허상의 이미지 속에서 존재성을 발견한 것이다. 나의 작업은 나르시소스의 이러한 행위를 모티브로 한다. 현실에서 만들어진 나의 모습을 뒤로하고 수면에 반사된 허상의 나를 끊임없이 바라보면서, 내면에 잠재된 나의 욕망과 모습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르시소스와 조금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나르시소스는 하나뿐인 자아의 환영을 들여다 보았다면, 나는 허상의 모습이 계속적으로 변한다. 즉 내안에 잠재된 다양한 자아들을 자기애적으로 하나 하나 들여다보는 것이다. 나는 나르시소스가 자기를 들여다보는 것 이상으로 분열되는 나의 모습을 편집증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그래서 현실에서 가려진 나의 모습을 인지하고자 한다.